이집트,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중재… 이스라엘 수용 하마스 거부

입력 2014-07-16 02:4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교전 격화로 사상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이집트가 양측의 조건 없는 휴전 중재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휴전안을 받아들였지만 하마스는 거절했다. 미국도 환영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15일 오전 6시를 기해 12시간 내 휴전을 조건 없이 수용할 것을 양측에 제안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휴전안은 양측이 48시간 이내 카이로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분쟁 상황을 논의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물자 반입이 가능하도록 국경을 개방하는 내용이다.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2012년 11월 발생한 ‘8일 교전’ 때 휴전 합의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의 중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이 7일째로 접어들면서 어린이와 민간인 등 주민 189명이 숨지며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 외무장관들은 카이로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분쟁 당사자가 휴전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집트가 제안한 휴전 제안에 고무됐다”며 “양측의 협상으로 분쟁 지역이 다시 평온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5일 카이로를 방문해 이집트 정부 관계자와 만나 상황을 논의한 뒤 예루살렘과 라말라를 잇따라 방문할 것이라고 AFP 통신은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주재로 안보내각 회의를 열어 휴전안을 수용키로 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하마스 알카삼 여단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이집트의 휴전 중재안을 거부했다. 알카삼 여단은 “적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고 더 잔인하고 강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남부 휴양지 에일라트에 로켓이 떨어져 시민 4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보안 당국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이슬람 무장단체 공격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집트의 휴전 중재 노력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