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동시다발 분쟁 약해진 미국 힘 반영” 월스트리트저널 분석

입력 2014-07-16 02:39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우크라이나, 남중국해 등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안보 위기’는 미국의 약화된 국제적인 파워를 반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최근 각지에서 동시에 분출되는 분쟁들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런 갈등은 1970년대 말 이후 가장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국제사회를 긴장시키는 분쟁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내전이 진행 중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새로 시작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정치 지도자들 간 갈등이 발생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도 끝나지 않았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며 이웃국가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WSJ는 오바마 대통령이 군사력보다는 미국의 리더십을 앞세우는 외교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분쟁 확산은 오바마 외교정책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워싱턴의 비평가들과 외국 외교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작금의 분쟁들을 초래했다고 믿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을 뺀 결정,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 거부 등이 중국 이란 러시아 등의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의원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사태 청문회에서 “미국이 종이호랑이처럼 행동함에 따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타격을 장기간 미국에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캠페인 때 미국 군대의 역할을 줄이고 외교적·도덕적 설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이런 약속을 지키고 있지만 비평가들은 도가 지나쳤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중동·아시아에서 쌓았던 국가안보 체제가 잠식됐고 알카에다 같은 테러 그룹에 길을 열어줬다고 주장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다시 형성되는 갈등과 관련해서는 백악관이 미군 주둔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