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인종차별 고발 노벨문학상 나딘 고디머 별세

입력 2014-07-16 02:5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을 비판하는 작품으로 199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여류 소설가 나딘 고디머가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A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90세.

통신은 고디머가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13일 저녁 조용히 영면했으며 고인의 아들인 휴고와 딸 오리안이 임종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그는 류머티즘과 관절염으로 말년에 고생했다.

1923년 11월 유대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고디머는 9세 때 글쓰기를 시작해 15세에 단편소설을 완성했다. 지금까지 15편의 소설과 20편의 수필, 비평서 등을 남겼다. 작품들은 모두 40개국 언어로 번역돼 소개됐다. 백인이면서도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로 인해 흑인과 백인이 어떤 고뇌와 갈등을 겪는지를 작품에 녹였다.

그는 1987년 소설 ‘자연의 위안’에서 아파르트헤이트의 종식과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석방을 요구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1948년부터 1994년까지 남아공에서는 ‘줄라이의 사람들’을 포함해 고디머의 저서 3편이 판매 금지되기도 했다. 그는 인종차별 정책 피해자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대변해 왔다. 지난해 12월 타계한 만델라 전 대통령과도 장기간 교류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