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 동안 새누리당을 이끌어 갈 당 대표에 5선의 김무성 의원이 선출됐다. 한때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이었으나 현재 비주류로 분류된 김 의원이 집권여당 당권을 쥠에 따라 당청 관계와 여권 내부의 권력 지형, 여야 관계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친박 주류가 적극 지원한 서청원 의원이 김 의원에게 완패하고 홍문종 의원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해 ‘친박의 패배’로 받아들여진다. 박근혜정부 초반에 새누리당을 이끌었던 친박 주류가 당의 주도권을 빼앗겨 여권 주도세력의 재편이 예상된다.
김 신임 대표는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책임 당원·대의원 등 선거인단 투표(7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30%)를 합산한 결과 5만2706표를 획득해 1위를 차지하며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김 신임 대표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서 의원은 3만8293표를 얻어 2위에 그쳤다. 김 신임 대표는 서 의원을 1만4413표 차로 크게 따돌리고 완승을 거뒀다. 김태호 의원은 2만5330표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이인제 의원은 4위로 최고위원 막차를 탔다.
여성 단독 출마자인 김을동 의원은 1만4590표로 6위를 차지했으나 5위 이내에 여성이 없을 경우, 5위 대신 여성 최다 득표자를 최고위원으로 선출한다는 새누리당 당규에 따라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 당규에 따라 득표에서 5위를 기록한 홍문종 의원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5명의 선출직 지도부에 친박 주류는 서 최고위원 1명만 포함돼 비주류로 당권이 이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신임 대표는 대표 수락연설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며 “새누리당이 보수 혁신의 아이콘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우리 당이 국민의 여론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했어야 하는데 그 점이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당청 관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김 대표의 당선은 일부 친박 주류의 독주에 불만을 느끼고 변화를 바라는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잇단 인사 실패에 분노한 당원들이 김 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체제는 전당대회 기간 갈라졌던 당심을 수습하고 새누리당을 단합시켜야 하는 힘든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됐다. 또 보름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원내 과반의석을 회복해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멀리는 2016년 총선 승리와 2017년 정권 재창출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새누리 새 선장에 ‘非朴’ 김무성
입력 2014-07-15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