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무성 대표의 존재감과 정치력 기대한다

입력 2014-07-15 03:22
새누리당이 14일 전당대회를 열어 김무성 의원을 대표로 하는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세월호 참사와 두 번의 총리 인선 실패로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처한 시점이어서 집권당 새 지도부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야당으로부터 퇴진 공세를 받고 있는 데다 유임된 정홍원 총리는 리더십의 한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더더욱 그렇다.

새누리당 당원들이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 대신 비주류 중심 인물인 김 의원을 대표로 뽑은 것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왜곡된 당·청 관계를 정상화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과 서 의원의 표차가 의외로 크고,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마저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한 것은 청와대에 대한 당의 위상을 높이라는 메시지라고 하겠다.

현 정부 출범 후 새누리당은 도대체 존재감이 없었다.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와 인사난맥상이 계속되는데도 여당 내에서 직언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가 멀어지도록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의원은 대표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밝은 눈과 귀가 되는 데 충실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 다짐을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이는 무기력한 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도 당의 건의를 충언(忠言)이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집권당은 총리가 이끄는 내각을 앞장서서 견인할 책무가 있다. 새 지도부는 경륜이 많은 데다 대부분 행정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당정협의를 활성화해 집권당으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구축해야겠다. 또 코앞에 닥친 7·30재보선 승리는 새누리당에 절체절명의 과제다. 국회 과반수 벽이 무너질 경우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 승리는 당의 환골탈태 가능성을 보여주느냐 여부에 달렸다.

새 지도부는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과 단결을 도모해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김-서 갈등이 워낙 커 후유증이 작지 않아 보인다. 한 식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이전투구를 벌였다. 계파 갈등은 심화됐다. 그간 쌓인 악감정을 털어버리고 단합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시급하다. 과거 강재섭 대표-이재오 최고위원, 안상수 대표-홍준표 최고위원 때처럼 사사건건 시비 걸고 싸울 경우 국민들의 외면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야당과의 관계 재정립도 중요한 과제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야당과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가고 있지만 당 지도부가 적극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여권과 야당이 정치적 사안을 놓고 극한 대립을 할 경우 앞장서 중재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새 지도부는 당의 쇄신에도 비상한 관심을 가져야겠다. 지금과 같은 부패, 기득권, 수구 이미지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 당의 안팎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20, 30대 젊은층의 지지를 받아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