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000여 편의점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음악 공연 무대를 제공하는가 하면 피자 등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 판매하는 식품의 매출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에 따른 공간 이용이 다양해지고,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 근거리 쇼핑이 늘면서 상품 구성도 바뀌고 있다.
편의점 씨유(CU)는 지난 4월부터 아마추어 뮤지션에 무대와 앰프 등 공연 장비를 제공하는 ‘무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에 따라 서울 마로니에 공원점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후 5시부터 아마추어 뮤지션의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매주 공연 예약이 이뤄질 정도로 뮤지션들의 호응이 높고, 다른 점포에서의 공연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편의점에서는 스터디 모임 등을 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해 운영 중이다. 유동 인구 중 젊은층 비중이 높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이러한 공간 다양화는 CU의 ‘한국형 편의점’ 전략의 일환이다. 과거 편리함을 강조했던 편의점이 휴게 공간 등 머무는 공간으로 점차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CU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의 경우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며 “각 점포 특성에 맞춰 상품 구성도 달리하고 입지에 따른 공간 활용도 맞춤형으로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판매 상품 역시 냉장 식품 외에 조리 식품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최근 매장 오븐에서 직접 구워 판매하는 피자를 출시했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비롯해 베이커리, 튀김, 도넛, 치킨 등 기존 즉석 식품의 매출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업계 최초로 즉석 피자까지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하루 두 번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 파는 베이커리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직접 치킨을 만들어 판매하는 핫푸드 점포와 원두커피를 판매하는 카페 점포의 호응도 좋다.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치킨, 피자 같은 상품의 편의점 판매가 늘어난 것은 1∼2인 가구 증가로 소량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식품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냉장 식품 외에 조리 식품 수요 역시 늘고 있다.
대형마트에 대한 의존도가 줄고 가까운 지역에서 쇼핑을 하는 근거리 쇼핑 패턴이 늘어난 것도 편의점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내 소비자의 방문율’은 대형마트가 전년 대비 3% 포인트 하락한 반면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은 전년 대비 각각 5%와 8% 포인트 상승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진화하는 ‘한국형 편의점’ 끝은 어디…
입력 2014-07-15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