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할 남북 실무접촉이 17일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다.
북한은 지난 10일 우리 정부에 “15일쯤 남북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이튿날 정부는 17일로 날짜를 바꿔 수정 제의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14일 “북측이 오전 우리 측 제의에 동의한다는 통지문을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보내왔다”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권경상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 3명이, 북측에서는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 3명이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규모, 남한으로 올 때 이동경로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선수단 150여명과 ‘큰 규모’의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통상 선수단 외에 임원 관계자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선수단 규모는 200∼30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응원단도 200명 이상 될 가능성이 크다. 모두 합쳐 400∼600명이 오게 되면 이동경로 문제가 간단치 않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는 선수단은 전세기로, 응원단은 ‘만경봉-92호’를 타고 내려왔다. 그러나 5·24조치로 만경봉호 입항이 금지돼 있어 비행기 또는 육로로 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접촉이 아시안게임 의제를 다루긴 하지만 지난 2월 고위급 접촉 이후 다섯 달 만에 남북 간 실질적인 접촉이 이뤄지는 만큼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나 5·24조치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물밑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우리 측은 대회조직위 관계자 외에 당국자 10∼20명이 지원을 나가고, 북측에서도 노동당 통일전선부 등의 지원 인력 10여명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이런 실무접촉을 계기로 남북 당국자들이 물밑에서 남북관계 개선 계기를 모색하는데 최근 북한의 화전(和戰) 양면적 행태가 이를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날도 오전 11시43분부터 낮 12시15분까지 강원도 고성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북측 동해상으로 방사포와 해안포 등 100여발을 발사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드러냈다. 포탄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1∼8㎞ 해상에 떨어졌다. 전날 서부전선 MDL 인근에서 스커드 계열의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 하루 만에 동부전선에서 무력시위를 이어간 것이자 최근 북한군이 동해에서 실시한 사격 중 가장 남쪽에서 실시됐다.
북한 강석주 노동당 비서는 최근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을 방문한 일본 안토니오 이노키 참의원 의원 일행에게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에 대한 대항수단”이라고 주장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방사포 사격 등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만일 북한이 NLL 이남으로 사격할 경우 가차 없이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7월 17일 판문점서 체육실무회담… 北, 우리측 수정 제의 수락
입력 2014-07-15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