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나한테 미안해서 말 못했던 거야? 그래서 안 아프다고, 괜찮다고 한 거였어?”, “나 아픈 뒤로 제대로 밥도 못 챙겨준 날이 더 많았잖아… 당신도 일하고 돌아오면 힘든데, 내가 언제까지 나 아프다고 하소연만 할 수 있었겠어.” ‘힐링 갤러리 시즌4’ 프로그램에 참석한 유방암 환우 부부는 한참을 이렇게 서로 말하지 못하고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투병 중인 아내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은데 무뚝뚝한 성격 때문에 오히려 상처만 준 것 같아 늘 속상했어요. 이런 마음을 솔직히 얘기하고 싶지만 예민해진 아내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객석에 앉아 있던 유방암 환우 남편들은 같은 고민을 해 왔다는 듯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4월 19일, 서울미술관에서는 유방암 환우와 그 가족들을 위한 ‘힐링 갤러리 시즌4. 가족과 함께하는 유방암 환우 힐링 워크숍’이 진행됐다.
힐링 갤러리는 오랜 투병 생활로 지친 유방암 환우들의 정서 지원을 위해 2012년부터 한국 로슈가 진행해 온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12년 초 서울에서 박보순 화백과 함께한 ‘치유와 예술의 공간, 힐링 갤러리전’을 시작으로 이후 진행된 시즌2, 3은 각각 부산과 광주지역에서 열린 바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힐링 갤러리는 지금껏 진행된 힐링 갤러리에서 환우들에게 가장 긍정적인 반응과 호응을 얻었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진행됐다.
‘Family Gallery: 함께 그리는 희망’이라는 부제로 진행된 1부는 아트 테라피 체험으로 환우와 그 가족들이 각자 그린 그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아트 테라피 체험은 환우와 가족들이 투병 생활로 지친 감정을 표현하고 미처 몰랐던 마음을 알아 가면서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남편, 딸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석한 유방암 환우 이모씨는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함께 견뎌 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전문가가 나의 마음을 가족들에게 전해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어 뜻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부에서는 유방암 극복 경험이 있는 개그우먼 이성미씨가 사전에 접수 받은 환우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심리 상담 전문가인 이남옥 교수가 컨설팅을 제공하는 힐링 토크쇼 형태로 진행됐다. 이남옥 교수는 “유방암 환자들은 여성으로서의 상실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면서 “같은 유방암 환우들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것이 심리적인 후유증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소개된 사연은 힐링 토크쇼에 참가한 환우와 가족들 모두의 공감을 자아내며 큰 호응을 얻었다.
마이크 크라익턴 한국로슈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한국로슈는 책임감 있는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과 공급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는 한편 환우 및 그 가족들을 위한 정서적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로슈는 앞으로도 유방암 환우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 ‘힐링 갤러리’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와 구성으로 보다 많은 유방암 환우들이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media.co.kr
[암과의 동행] “투병 아내에게 상처만 줘 속상했는데…”
입력 2014-07-15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