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새누리 ‘권은희 공천’ 비난에 새정치 ‘MB맨 때리기’ 맞불

입력 2014-07-15 02:10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명박 전 대통령(MB) 때리기에 나섰다. 새누리당이 7·30재보선 광주 광산을 공천을 따낸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놓고 ‘보은 공천’이라며 비난전에 나서자, 서울·경기도에 나선 여당 후보들을 겨냥해 ‘실패한 MB맨들’이라 맞받아치고 나선 것이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14일 라디오에 출연해 ‘권은희 공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뜸 “MB맨의 귀환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경기도 수원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MB 비서실장, MB 대변인 등 ‘MB맨’들의 귀환은 우리 사회의 적폐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나경원(서울 동작을), 임태희(수원정), 정미경(수원을)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같은 당 박범계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전 정권 국정파탄의 장본인들, 혹은 적극적 방조자들”이라며 세 여당 후보를 맹비난했다.

새정치연합이 갑작스레 MB때리기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것은 ‘표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공격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 세월호 참사와 연이은 인사파동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이 대놓고 ‘정권심판론’을 주장하지 못하는 이유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도 박 대통령의 눈물 한 방에 당했다.

반면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가 없는 이 전 대통령은 만만한 공격 상대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지난해 2월 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평가는 퇴임 직전에 23%까지 떨어졌다.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한 의원은 “지난주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에서도 이 전 대통령 시절 진행된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많았다”며 “이번 회동의 하이라이트는 4대강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야당의 4대강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누굴 비판하는 것도 우리가 잘할 때나 통하는 이야기”라며 씁쓸해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