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미역귀에 든 생리활성물질 ‘후코이단’ 암세포 자살 유도하고 면역력 키운다

입력 2014-07-15 02:00

이름도 생소했던 미역귀가 최근 항암식품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역귀에 함유된 생리활성물질 후코이단이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고 암의 성장과 전이를 막는 등 항암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

미역귀(사진)란 미역의 뿌리 바로 위에 달려 있는 머리 부분으로 미역은 다른 해조류와 달리 이 부분에서만 포자를 방출한다. 사실상 미역의 생식기관인 셈. 미역은 소중한 생식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수많은 생리활성 물질들을 분비하는데 후코이단도 이 중 하나다. 그런데 이 후코이단에 강력한 항암기능이 있다는 것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올해 초 사이언티픽월드저널에 발표된 논문 ‘갈조류의 두 가지 주요 대사물인 후코이단과 후코산틴의 항암, 항종양 잠재효과에 대한 연구’를 보면 후코이단의 종합적 항암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60여편의 후코이단 관련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후코이단의 항암기능을 △암세포 자살유도 기능 △종양의 성장억제 기능 △암의 전이억제 기능 △면역증강 기능 등 4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우선 암세포의 자살유도 기능은 후코이단이 가진 가장 강력한 항암효과로 꼽힌다. 원래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일정 기간이 되면 스스로 죽고 그 자리를 싱싱한 세포에게 물려주게 되어 있다. 그러나 암세포는 이러한 기능에 이상이 생겨 영원히 살면서 증식만을 반복하게 된다. 후코이단은 암세포의 망가진 자가소멸 기능을 되살려 스스로 죽도록 만든다.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도 두드러진다. 암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혈관을 만들어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미역귀의 후코이단이 이러한 과정에 개입해 암이 신생혈관을 만들지 못하도록 억제한다. 암의 전이를 막는 기능도 탁월하다. 암세포는 다른 기관으로 이동하기 위해 혈관으로 들어가 혈소판에 달라붙는데 미역귀 후코이단의 황산기가 암세포의 혈소판 점착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 역시 미역귀 후코이단의 항암효과 중 하나다. 특히 항암제의 부작용 때문에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암환자들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다당류인 후코이단이 장에 들어가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면역도 상승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후코이단을 암 치료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는 항암보조요법으로 암환자들에게 후코이단을 처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도 후코이단을 함유한 음료가 큰 인기를 끌며 연간 1조원 가까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역귀 후코이단 전문생산 업체 해림후코이단 이정식 사장은 “후코이단의 항암효과는 이미 다양한 논문과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며 “다행히도 우리 바다에서 자란 미역귀에는 황산기 함량이 높은 고품질 후코이단이 들어 있어 세계적으로 불붙고 있는 후코이단 경쟁에서도 유리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