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주민들 대거 피난길

입력 2014-07-15 02:06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처음으로 투입한 데 이어 추가적인 대규모 공격을 예고하자 1만70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피난 행렬에 나섰다. 레바논과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공격이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가 주변국으로 급속히 확산될 조짐이다.

이스라엘 공군은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접경 베이트, 라히야 등에 추가 공격을 예고하는 전단을 살포하면서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는 심리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피난길에 올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일부 주민은 잠옷 차림으로 행렬에 동참하기도 했다. 특히 가자지구에 머물던 812명의 외국인도 이스라엘의 에레즈 국경을 통해 빠져나갔다.

이런 가운데 레바논과 시리아 등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레바논 서갈릴리에서는 14일 로켓포 수발이 발사됐다. 지난 11일 이후 3번째로 이스라엘 역시 대응 포격을 가했다.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이 관리하고 있는 골란고원 쪽으로 로켓포 수발을 발사했다. 시리아 내부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공격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연계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이날 공중 폭격과 대포로 하마스의 군사조직 카삼여단 훈련시설 3곳을 파괴했다. 지난 8일부터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날까지 사망자 172명에 부상자도 1230명에 달한다고 AFP통신은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 군이 더 강력해진 능력으로 하마스를 타격하고 있다”며 “이 작전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사상자가 불어나자 프랑스와 독일, 미국, 터키 등에서 공습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수천명의 시민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인종차별국 이스라엘을 보이콧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거나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했다. 영국, 노르웨이, 호주 등에서도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