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적괴마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미국이 6·25전쟁을 유발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적괴(敵魁)는 적의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둘러싼 논쟁 중에 벌어진 일로 전교조 교사들의 정체성 논란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전교조 소속 고교 국어교사 A씨(54)는 지난달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스토리에 문제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달 19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관련 재판 1심에서 패소한 데 대해 “애비한테 받은 잘못된 가정교육으로 비뚤어진 인성을 지닌 그 적괴마녀는 고집불통, 소통불가의 괴물기계”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대한민국을 ‘적괴마녀와 그 개들이 지배하는 동물농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후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행동하는 양심 실천운동본부’ 정함철(41) 대표와 논쟁이 붙었다. 온라인에서 논쟁하던 두 사람은 지난 9일 A씨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만나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정 대표가 공개한 녹취 파일에는 A씨가 “미국이 한반도 전체에 친미정권을 세울 수 있는 방안으로 6·25전쟁을 유발시켰다”고 주장하자, 정 대표가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냐”고 반박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A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휘 선택이 부적절했다. 언론이나 공적 기관과의 인터뷰였다면 그리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사적 영역인 카카오스토리에서 지인들끼리 허심탄회하게 나눈 내용이 공론화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적괴마녀는 소통 불가 괴물” 박 대통령 원색 비난 논란
입력 2014-07-15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