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대] 朴대통령 “경선 감정 모두 잊고 하나돼야”

입력 2014-07-14 18:25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당원 자격으로 참석,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현직 대통령으로는 6년 만에 집권여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치열했던 (당 대표) 경선 과정은 모두 잊고 새로운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당원 자격으로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새로 선출된 당 지도부와 청와대 간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가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당 화합’ ‘국가 대혁신’에 방점=박 대통령은 서청원·김무성 두 후보 간의 과열 경쟁을 의식한 듯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전날까지 서·김 후보는 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 일정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과업을 완수하면서 국민행복의 그날까지 힘차게 뛰어가자”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천막당사의 삭풍도, 두 번의 대선 패배도 함께 힘을 모아 이겨낸 불굴의 의지와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드러난 공직사회의 적폐 해소에 만전을 기할 것도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의 기본에 대한 깊은 성찰과 국가 혁신의 과업을 안겨주었다”며 “과거부터 쌓여온 깊은 적폐들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국민행복도 국민안전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기존의 ‘국가 대개조’란 용어 대신 ‘대한민국 대혁신’ ‘국가 혁신’ 등을 사용했다. 지난 10일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이후 실제로 사용한 것이다.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재킷을 입은 박 대통령이 전당대회장에 입장하자 당원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근혜’를 연호했다. 11분간 이어진 박 대통령의 축사에서 당원들은 21차례 박수를 치며 열렬히 호응했다. 대통령이 현장을 빠져나간 뒤에도 한동안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지지자들은 전대 시작 전부터 후보자의 이름을 경쟁적으로 외쳤다. 한쪽에서 ‘서청원·홍문종’을 외치면 다른 쪽에서 ‘김무성·김영우’ 등을 번갈아 외치면서 1인2표제에 맞춘 후보 간 연대를 짐작케 하기도 했다. 행사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객석에서는 지지자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출입 비표를 받지 않은 당원 상당수가 행사장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돼 퇴장되기도 했다.

전대에는 당 소속 광역단체장들과 박희태 전 국회의장, 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나경원 전 의원, 청와대에서 조윤선 정무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야당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사무총장과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자리했다.

◇野, 재보선 앞둔 ‘반칙’=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과 관련해 “7·30재보선을 앞두고 김포 방문에 이어 또 하나의 심각한 반칙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재보선을 불과 16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 선거필승 결의대회 격인 여당 전대에 참석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날을 세웠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1일 박 대통령이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기도 김포에 있는 로컬푸드 직판장을 찾았을 때도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