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중심 서양서 동양으로 한국적 ‘自神學’을 정립하라

입력 2014-07-15 03:12
김연수 KWMA 국제총무가 1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ACTS29 비전빌리지에서 개최된 ‘제6차 세계선교전략회의’에서 자신학화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용인=허란 인턴기자

기독교 복음은 다양한 국가와 문화 속에서 독특한 신학을 만들어낸다. 제3세계 신학으로 알려진 해방신학이나 흑인신학, 아프리카 신학 등이 그것이다. 한국교회사 속에서도 민중신학 등 토착화 작업이 있었다. 그러나 복음주의권 전체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서구의 신학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의 ‘자신학(自神學)’ 정립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학자들이 아니라 현장 선교사들에서다. 선교사들은 건전한 복음주의 신학을 유지하되 한국문화의 적합한 옷을 입고, 한국적 토양에 뿌리 내린 신학을 이루자고 제안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세계한인선교사회(KWMF)는 1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ACTS29 비전빌리지에서 ‘제6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를 개최하고 선교적 관점에서 자신학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연수 KWMA 국제총무는 “이제 기독교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이 기독교의 새로운 중심축이 되는 상황에서 자신학화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국제총무는 자신학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선교사들은 각기 다른 문화와 상황 속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며 “복음을 현지 문화와 언어에 맞는, 수용 가능한 형태로 전하지 않으면 사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명순 한국형선교개발원 선교사에 따르면 자신학은 성경을 중심으로 각 나라가 처한 환경에서 해석해내는 ‘그들의 신학’을 말한다. 복음을 수용한 사람들이 의식하든 않든 모든 선교지에는 그들만의 신학이 있다는 것이다.

안성호 OMF 선교사는 “만일 한국교회와 한국선교계가 단일민족의 게토(Ghetto)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세계기독교 선교운동에서 뒤처지고 말 것”이라며 “세계 2위 선교사 파송이라는 자부심에 안주하기보다는 선교운동의 버팀목이 되는 자신학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논의에서는 영산 조용기 목사의 신학도 언급됐다. 조귀삼 영산신학연구소장은 “요한삼서 1장2절 말씀을 근거로 하는 삼중축복 신학은 한국적 토양에 뿌리내려 교회성장의 모델이 됐다”며 “이는 한국 전통 속에 내재한 한(恨)을 극복케 만든 해한론(解恨論)”이라고 설명했다.

NCOWE는 자신학화에 대한 논의를 거쳐 16일 결의문을 채택한다. 이어 권역별 선교전략회의가 18일까지 이어진다.

용인= 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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