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27)가 브라질월드컵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을 받고도 고개를 떨궜다.
메시는 14일(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최전방에 섰지만 득점하지 못하고 독일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골든볼을 받은 것은 소용없다”면서 “오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만 생각했다. 패배해서 아프다”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자타공인 현역 최고의 선수다. 소속팀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4년 연속 수상했다. 하지만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겨우 1골에 그쳤고, 팀도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에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그의 활약 여부는 단연 최고의 관심거리였다. 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퍼부으며 단숨에 전 세계 팬들을 흥분시켰다. 그의 우상이었던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를 넘어 역대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토너먼트 들어 무득점이 길어지던 그는 마지막 경기에서 침묵하고 말았다. 매 경기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받았던 그는 독일전에서도 공에 닿을 기회를 차단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반 좋은 기회를 동료들에게 몇 차례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는 직접 해결사가 될 수도 있었다. 후반 2분 독일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그는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 밖으로 나갔다. 평소 그답지 않은 슈팅이었다.
그는 0-1로 뒤진 연장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돌파하던 그는 독일 수비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파울이 선언됐다. 다소 긴 프리킥이었지만 동점골로 연결되면 그는 영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슈팅은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그는 “우리 팀은 노력했으나 앞서 치른 다른 경기에서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서 “연장전 마지막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패배한 것이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제 그는 4년 뒤 러시아월드컵을 기약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우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세대교체가 시급하지만 눈에 띄는 유망주가 없다. 그 역시 30대에 접어드는 만큼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드리블에 의한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브라질월드컵] 돈 크라이 메시
입력 2014-07-15 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