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부상이라는 시련을 딛고 미국 메이저리그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10승을 달성했다. 2년 연속 10승 고지에 오른 류현진은 한층 노련해진 투구로 2000년 박찬호가 세운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승(18승)을 갈아치울 기세다.
◇전반기 10승, 박찬호를 넘어서다=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2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삼진을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종전 9개)인 10개나 잡아내는 호투를 펼쳤다. 또 올 시즌 18번째 선발등판 만에 10승(5패)째를 챙겼다. 메이저리그 2년차에 접어들어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지난해 전반기 성적인 7승 3패를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14승 8패)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21번째 등판 만에 시즌 10승째를 거둔 류현진은 2000년 박찬호도 이루지 못한 전반기 10승을 이뤄냈다.
◇부상 시련 이겨낸 값진 10승=류현진은 어깨 부상으로 4월 28일자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는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아마추어 시절 받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후유증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2년차 징크스가 왔다는 소식도 들렸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특유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부상 회복과 함께 틈나는 대로 제구력을 연마했다. 어깨 부상을 당하고 돌아와서 오히려 그전보다 더 잘 던졌다. 부상 이전 3승 2패에 머물렀던 류현진은 부상 복귀 경기인 5월 22일 뉴욕 메츠전을 시작으로 8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며 끝내 10승 고지에 올랐다. 특히 5월 27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는 7이닝 동안 퍼펙트 투구를 선보이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더 예리해진 커브와 슬라이더=류현진은 비시즌 동안 커브와 슬라이더의 예리함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았다. 지난해 주무기였던 직구와 체인지업이 한 해가 지난 만큼 상대 팀에 간파당할 수 있는 만큼 제3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주문에 따른 것이었다.
신무기를 장착한 류현진은 거침이 없었다. 다양한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미국 스포츠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지난해 23.3%에서 올해 19.8%로 급감한 반면 커브 구사율은 9.5%에서 11.0%로 뛰어올랐다. 이에 류현진의 9이닝당 삼진 개수는 지난해 7.22에서 올해 8.00으로 상승했다.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30에서 1.81로 떨어졌다.
다저스가 후반기 65경기를 남겨뒀기 때문에 류현진은 약 13경기에 선발등판할 수 있다. 류현진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해 후반기 9승 4패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박찬호가 세운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시즌 최다승(18승)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다만 류현진은 후반기에 승수보다 방어율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각오다. 류현진은 “방어율을 낮추다 보면 승리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 아니냐”며 “일단 방어율을 낮추는 데만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진화하는 ‘코리안 몬스터’… 전반기만 10승
입력 2014-07-15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