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3만3000여개의 골프장이 있다고 한다. 미국의 골프 잡지 ‘골프다이제스트’는 해마다 이 중 100곳을 골라 ‘세계 100대 골프 코스’를 선정해 발표한다. 골퍼들은 여기에서 라운드해보는 꿈을 갖고 산다.
한국의 한 골프 마니아가 9년에 걸쳐 세계 100대 골프 코스 중 일반인 접근이 허용된 60여개 코스를 돌아보고 책으로 냈다. ‘당신도 라운드할 수 있는 세계 100대 골프 코스’(골프다이제스트)가 그것이다. 저자 백상현(46·사진)씨는 2005년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한 호텔에 가족여행을 갔다가 골프 코스 순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턴베리에서 우연히 골프를 치게 됐는데, 그 골프장이 매우 아름다웠다. 아름답다는 말 외엔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알아보니까 거기가 세계 100대 코스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기회가 생길 때마다 100대 코스를 찾아가는 여행을 해왔다.”
재정경제부 공무원 출신으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에서 뱅커로 일하며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왔지만 백씨는 여름과 겨울의 긴 휴가를 이용해 그간 350여개 골프 코스를 여행했다. 명예퇴직을 한 지난해에는 200곳을 찾아가기도 했다. 백씨는 “비회원으로서 갈 수 있는 곳은 다 갔다”면서 “어디든 실망스러운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직접 라운드를 해봐야 골프장의 진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샷이 떨어지는 곳마다 가보면 경탄할 만한 풍광이 펼쳐진다. 골프 코스란 게 언뜻 보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안에 들어가서 라운드를 하면 전혀 다른 스토리가 나온다.”
이번에 나온 책은 유럽 편인데, 골프라는 스포츠가 시작된 스코틀랜드에서 출발한다. 백씨는 “열성 골퍼가 죽기 전에 단 한 곳 해외 골프 순례를 떠나고자 한다면 그 목적지는 단연코 스코틀랜드여야 한다”며 “골프가 태어난 고향이자 골프의 원형인 링크스 코스의 탄생지가 바로 스코틀랜드”라고 말했다.
유럽 편에 이어 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 편, 미주 편 등이 연이어 출간될 예정이다. 백씨는 “세계 100대 골프 코스를 소개한 책은 일본에도 없다”며 “출판사와 함께 일본어판 출간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단 한 곳, 골프 순례 원하면 스코틀랜드로 떠나세요”
입력 2014-07-15 02:11 수정 2014-07-15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