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배경 19세기 발레 ‘코레아의 신부’ 전단 발견

입력 2014-07-15 02:24

189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연된 발레극 ‘코레아의 신부(Die Braut von Korea)’의 안내전단이 발견됐다. ‘코레아의 신부’는 일본의 침략을 받은 조선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정상수 한국방송통신대 통합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는 14일 오스트리아 빈 국립문서보관소에서 1897년 10월 30일 빈 궁정오페라단이 공연한 ‘코레아의 신부’ 안내전단(사진)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전단에는 코레아의 왕자, 왕자의 집사, 집사의 딸 등 등장인물과 해당 배역을 맡은 무용수, 각 장면의 내용 등이 적혀있다.

‘코레아의 신부’는 그해 5월 빈 궁정오페라하우스(현 국립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후 5년간 정식 레퍼토리로 공연된 관심작이었다.

4막 9장 구성으로 일본 침략을 받은 조선의 왕자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에 뛰어들고 그를 사랑했던 조선 여인이 함께 전쟁터로 나간다는 이야기다. 오스트리아 궁정발레단장 요제프 바이어(1852∼1913)가 작곡, 요제프 하스라이터·하인리히 레겔이 대본을 썼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 ‘나비부인’(1904)이나 중국 배경인 ‘투란도트’(1926)보다 앞선 시대에 발표된 작품이다.

‘코레아의 신부’는 2012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 연구원이었던 박희석 박사가 독일의 한 출판사 창고에서 악보 등을 발견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국립발레단에서 복원, 올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제작 상 문제로 취소됐다.

정 교수는 “‘코레아의 신부’는 동양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유럽인들을 만족시켰던 작품 중 하나”라며 “당시 유럽 세계 등 대외에 한국이란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