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들이 쓴 ‘우생순’ MVP에 이효진

입력 2014-07-15 02:14

13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코프리브니차의 프란 갈로비치 경기장. 제19회 세계여자주니어(20세 이하) 선수권 결승전이 끝나자 경기장에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왔다. 한국 여자 주니어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은 말춤을 추며 하나가 됐다.

한국 여자주니어핸드볼대표팀이 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순간이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러시아를 34대 27로 물리쳤다. 2년 전 2012 런던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하면서 내리막길을 걷던 한국 여자핸드볼이 ‘우생순 신화’를 재현했다. 그동안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최고 성적은 세 차례 준우승이 전부였다.

핸드볼 소녀들의 우생순 신화 중심에는 이효진(20·사진)이 있었다. 이효진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이 6위를 차지한 직전 대회에서도 MVP에 뽑힌 이효진은 2회 연속 최고선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득점왕(64골)과 센터백 부문 베스트 7도 차지했다. 주장 원선필도 베스트 7 피봇에 뽑혀 한국에서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가 2명 배출됐다. 여고생인 유소정도 돌파와 수비력 등에서 언니들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이효진은 “2년 전엔 언니들이 주축이었고 내가 따라가는 처지였다면 지금은 내가 팀의 주축이 돼서 탄 MVP라 더욱 남다르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특히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잘해서 이룬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주니어 선수들의 기를 받아서 남녀 핸드볼 대표팀도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꼭 동반 금메달을 따 국내 핸드볼 경기장에 관중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