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 가자 진입

입력 2014-07-14 02:27 수정 2014-07-14 02:38
이스라엘 지상군이 2005년 이후 9년 만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진입해 하마스 군사시설을 급습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민간·종교시설을 무차별 공중 폭격해 1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52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 8일 이후 공습에 의한 희생자 수가 150명을 넘어섰다. 전력의 압도적 불균형 속에 사망자는 대다수 팔레스타인 어린이, 여성 등 민간인이어서 사실상 민간인 학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AP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13일 새벽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로 진입해 하마스의 군 시설을 공격한 후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급습작전이 “하마스의 로켓 발사장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아군 4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본격 공습이 닷새째에 이르면서 사망자가 총 157명으로 증가했고 부상자도 1060명을 넘어섰다. 양측의 교전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모두 팔레스타인인이며 장애인, 여성, 청소년 등이 대거 포함됐다. 주말 동안 가자지구 북부의 장애인 시설이 공격당해 여성 장애인 2명이 숨졌고 가자시티 내에서는 20대 여성과 10대 소년 등 8명이 사망했다. 또 동부 투파에서는 모스크 등 종교시설이 폭격을 맞아 18명이 숨졌다.

유엔은 이번 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사망자의 77%가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CNN은 유엔아동기금(UNICEF)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이번 폭격으로 최소한 어린이 2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다”며 민간인 살상을 금한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또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팔레스타인과 하마스는 죽음, 파괴, 불신, 갈등의 연속을 낳는 이번 대립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중재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어떠한 국제적인 압력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처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막지는 못한다”며 일축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국제인권법을 존중하고 2012년 11월 휴전 합의를 원상회복하라고 만장일치로 촉구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과도한 군사력 남용과 무차별적 공습을 지적하는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2500만 달러(255억원)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