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언론통제 강화 조치를 내놓은 중국이 이번에는 중앙TV(CCTV)의 유명 앵커를 전격 체포했다. 반(反)부패 사정이 CCTV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안 당국은 지난 11일 CCTV의 유명 앵커 루이청강(사진) 기자와 경제채널 부책임자 리융 부총감 등을 연행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5월말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붙잡힌 경제채널 총감인 궈전시 및 제작자 톈리우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제정보연보' 프로그램 진행자인 루이 기자의 체포는 중국인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37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 예일대 유학 경험이 있는 루이 기자는 영어에 능통해 CCTV의 간판급 앵커로 활약해 왔다. 그는 지난해 6월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30개국 정상 및 세계 유수의 기업 최고경영자(CEO) 300명 이상과 인터뷰를 가졌다. 잘생긴 얼굴에 고급차와 명품 옷을 소유해 부상하는 중국의 국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체포는 지난 11일 오후 전광석화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루이 기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그의 자리를 비워둔 채 다른 앵커가 진행했다.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담 보도를 위해 출국하려던 리 부총감은 공항에서 붙잡혔다. 중국 당국은 홈페이지에서 루이 기자와 관련된 내용을 모두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중국 검찰은 지난해 12월 CCTV 부사장 출신인 리둥성 전 공안부 부부장을 사법처리했으며, 이 과정에서 CCTV의 여성 아나운서들과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NYT는 이번 조치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언론 통제와 맥을 같이 한다고 해석했다. 명목상 부패 혐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지난 8일 언론과 출판, 영화, TV를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각 언론사에 직무행위로 얻은 정보에 대한 보안 강화를 요구하고 비판적인 보도를 금지하는 보도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中 공안당국, CCTV 유명 앵커 루이청강 전격 체포
입력 2014-07-14 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