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조기통합 밀어붙이기에 외환銀 노조 “끝까지 투쟁” 결의

입력 2014-07-14 03:36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노조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기통합을 밀어붙일 태세다. 하나금융 임원진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추진 결의문을 채택한 12일 외환은행 노조는 서울역에서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여기에 야당 의원들이 8월 국정감사에서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문제를 쟁점화할 계획이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11∼12일 지주사 및 하나·외환은행 임원 135명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두 은행의) 통합은 대박”이라며 “조기통합은 대내외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조기통합론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비용절감 2692억원과 수익 증대 429억원 등 연평균 3121억원의 통합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을 3년 앞당기면 약 1조원의 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외환은행 사수 전직원 결의대회에서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해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2조원의 자산 강탈”이라며 “김 회장은 합병 운운하기 전에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한명숙 이학영 김기준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박원석 의원은 “하나금융지주의 최근 외환은행 합병 추진은 2·17 노사정 합의서를 위반한 것”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2012년 2월 17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가 체결한 합의서에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시점으로부터 5년 경과 후 상호 합의를 통해 하나은행과의 합병 등을 협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