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오전 9시 전용기편으로 베이징을 떠나 브라질로 향했다. 취임 이후 두 번째 중남미행으로 15∼16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6차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 등을 국빈방문한다. 전체 일정은 15∼23일로 중국 언론들은 “본격적인 중국의 하반기 외교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번에 미국의 턱밑 중남미를 확실한 자기편으로 만들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는 “시 주석이 순방 중에 중국-중남미 포럼 창설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와도 협력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왕위성 중국 국제문제연구기금회 전략연구센터 집행주임은 “포럼이 창설되면 조만간 장관급 회의를 열어 양자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외교에 새로운 성과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하이빙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세계경제연구소장도 “포럼은 경제협력, 인문교류의 분위기를 마련하고 이외에도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 등을 통해 중국의 중남미 기초시설 투자 및 건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중동·아프리카에 이어 중남미 지역 국가와도 정례화된 협력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소장은 “중남미 포럼은 남남협력(개발도상국 사이에 이루어지는 국제적 협력)의 전범이자 새로운 시대를 맞아 공동발전의 전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방문 기간 ‘평등호혜 협력공영 공동발전’을 주제로 정치 등 공통 관심사항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각국과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리바오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번 방문은 중국과 중남미 관계의 전면적이고 심도 있는 발전을 추진하는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남미 4개국 정상과의 회담 외에도 브릭스 회원국인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도 회담을 갖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미국 턱밑 중남미도 내편으로”
입력 2014-07-14 02:27 수정 2014-07-14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