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3일 새벽 개성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10일 우리 정부에 인천아시안게임 관련 체육 실무회담을 제안해 놓고 나흘 만에 또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이번에도 서해 부근에서 북한 영토를 가로질러 동해상에 떨어지는 기습 발사였다. 합동참모본부는 “새벽 1시20분, 1시30분쯤 2회에 걸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지점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개성 북쪽으로 보인다”며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 때도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았다”며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를 강화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약 500㎞에 이르는 사거리를 근거로 스커드 계열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북한 영토를 가로지르는 미사일을 이번을 포함해 올해 세 차례 쐈다. 군 당국은 발사 지점이 계속 ‘남하’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3월 26일 평안도 숙천 일대에서 노동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9일 군사분계선에서 40여㎞ 떨어진 황해도 평산에서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이번엔 개성 부근까지 내려왔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싣고 탄도미사일 기지 인근을 옮겨다니며 발사하는 것 같다”며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기습 발사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16∼21일 실시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부산항에 입항한 데 대한 반발성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전날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조지워싱턴호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며 남측에 ‘올바른 선택’을 하라고 주장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의 도발을 제압하려는 자위적 억제력”이라고 주장했다. 정작 한반도 상공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놓고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백민정 유동근 기자 minj@kmib.co.kr
北 발사 지점 갈수록 남하… 7월 13일 새벽 군사분계선 부근서 탄도미사일 2발
입력 2014-07-14 02:27 수정 2014-07-14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