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고객집서 종일 태블릿 사용 관찰… ‘도전’ 콧대높던 글로벌 잡지사 뚫어

입력 2014-07-14 02:17 수정 2014-07-14 16:18
갤럭시탭S를 기획한 삼성전자의 ‘아몰레이디스’ 3인방. 왼쪽부터 김순옥 과장, 장정은 과장, 윤성원 대리.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새로운 태블릿PC 갤럭시탭S를 기획한 무선사업부 상품기획 담당 김순옥 과장, 장정은 과장, 윤성원 대리는 회사 내에서 ‘아몰레이디스’로 불린다. 갤럭시탭S가 ‘아몰레드’(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사용하고 여자 셋이 팀을 꾸렸기 때문에 생긴 애칭이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난 세 사람은 갤럭시탭S의 스펙 자랑에는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아몰레드의 우수성도 기술적인 설명이 아니라 실제 사용할 때 얼마나 유용한지로 풀어냈다. 김 과장은 “인터넷 쇼핑을 할 때 핑크색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막상 집에 온 건 다른 색상일 때가 있다”면서 “쇼핑할 때 사용한 디바이스가 색을 왜곡해서 보여줬기 때문인데, 갤럭시탭S라면 보이는 그대로 사도 실패할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갤럭시탭S는 어도비RBG 색상 표준규격의 90% 이상을 표현하는 색재현율과 10만대 1의 명암비를 지원한다.

세 사람은 이렇게 뛰어난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심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태블릿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 집에 하루 종일 머물면서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관찰했다.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때 제일 잘 쓸 수 있는 부분을 고민했고 콘텐츠 강화라는 답을 얻었다.

이들은 전 세계를 다니며 콘텐츠 업체들을 끌어들여 ‘콘텐츠 에코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다. 콘텐츠를 보유한 잡지사, 출판사 등은 소위 ‘갑’이었다. 굳이 삼성전자와 협력관계가 아니어도 콘텐츠를 실을 플랫폼은 있었다. 윤 대리는 “그 회사가 만드는 종이 잡지를 사들고 가서 갤럭시탭S와 비교해서 보여주고, 다른 제품과도 비교하면서 설득했다”며 “특히 잡지는 색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그들의 콘텐츠를 어떤 기기보다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디지털 인터랙티브 매거진 서비스 ‘페이퍼가든’이다. 보그, 코스모폴리탄, GQ 등 20여종의 잡지와 관심 분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능이다.

갤럭시탭S는 액세서리를 부착할 때 똑딱이 단추로 탈착하는 방식인 ‘심플 클리커’를 도입했다. 여성들이 옷이나 가방에 액세서리를 달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장 과장은 “다른 커버보다 스타일리시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면서 “얇고 가볍다보니 더 꺼내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탭S의 두께는 6.6㎜다. 세 사람은 얇다는 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신용카드 5장 두께’로 결정했다. 윤 대리는 “6.6㎜라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던 사람들이 ‘신용카드 5장 굵기야’라고 하면 정말 얇다고 눈길을 한 번 더 주더라”고 말했다.

갤럭시탭S에 대한 시장의 초기 반응은 칭찬 일색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삼성이 그동안 아이패드와 경쟁하기 위해 출시했던 수많은 태블릿은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갤럭시탭S는 견줄 만하다”면서 “특히 크고 선명한 디스플레이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보도했다. 기즈모도는 “그동안 봐왔던 태블릿 중 가장 뛰어난 디스플레이”라고 극찬했고, 매셔블은 “어떤 책과 사진이든 멋져 보이게 한다”고 치켜세웠다. 이들 매체는 “제품이 나온 이후에도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고, 사용자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