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14년 들어 미사일 14차례 97발 쏘아댄 북한

입력 2014-07-14 02:23 수정 2014-07-14 02:38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는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북은 주변국의 경고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무려 14차례 97발의 중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13일 새벽에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0㎞ 떨어진 개성 북쪽 지역에서 2발의 스커드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올해 발사 횟수를 크게 늘린 것은 한반도에 위기를 조성하면서 남한에 자신들의 ‘특별제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고 본다.

북한은 핵 개발 야욕을 버리지 않는 바람에 약 5년간 미국으로부터 외면당한 데다 이젠 전통적 우방인 중국에게조차 미운털이 박혔다. 이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거사 문제 때문에 한계가 있다. 결국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고립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 쉼 없이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핵 개발 고집을 부리며 미사일 발사를 계속할 경우 미국은 고사하고 남한조차 손을 내밀기 어렵다.

북이 진정으로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그것을 토대로 미국과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핵 개발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군사적 도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최근의 남한 분위기는 북이 진정성을 보이면 관계 개선을 추진해나가자는 쪽이다. 미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부가 다소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집권 여당에서도 대북 화해·협력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천안함 피격 직후 취해진 대북 5·24조치의 해제를 공개적으로 정부에 건의할 정도다.

북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경우 남한 내 진보세력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진다. 거기다 내심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어 하는 박근혜정부가 대북 유화책을 내놓기가 더 어려워진다.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남북이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조차 놓치게 될지 모른다. 특히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한·미 양국이 유엔에 문제제기를 하면 북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 도발이 국제적 고립 탈피의 수단이 절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평화를 희구한다는 내용의 특별제안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화해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와 별도로 우리 정부는 차제에 북한을 설득하는 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주창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남북대화조차 한번 해보지 못했다. 서로 만나야 신뢰회복 방안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정치권 일각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