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김무성 의원이 7·14전당대회를 사흘 앞두고 열린 마지막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정면충돌했다. 서 의원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김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은 막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서 의원을 가리켜 “정치 적폐”라고 맞받아쳤다. 진흙탕 싸움이라는 당 안팎의 비난 여론을 감안해 네거티브를 자제해 왔던 두 후보가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11일 열린 수도권·강원권 합동연설회는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5000여석의 좌석이 당원 및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9명의 후보자 중 8번째로 정견발표에 나선 김 의원은 “어떤 후보는 저에게 대권 욕심이 있어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것이고 레임덕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작심한 듯 서 의원을 겨냥했다. 김 의원 측은 서 후보가 지난 9일 이후 연일 대권 포기 선언을 종용하는 데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김 의원은 “대통령 임기가 1년 반도 안 된 시점에 대권 논란이 웬말이고 레임덕이 웬말이냐”면서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발언이 오히려 레임덕을 더 부추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심 없이 대통령을 위한다는 분이 대통령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러한 정치공세야말로 구태정치의 전형이고 반드시 없애야 할 정치 적폐”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 의원에 이어 연단에 선 서 의원은 거침 없이 공세를 펼쳤다. 그는 당내 대권 주자들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이들에게 앞으로 대권 주자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차기 대표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연단 앞에 앉아 있던 이인제 홍문종 김태호 김영우 김상민 의원 등 김 의원을 제외한 전대 주자들을 한껏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대권에 생각이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 인사권을 모두 장악하고, 다음에 대권 후보로 나오면 불공정하지 않느냐”고 몰아붙였다. 서 의원 지지자들은 환호했고 김 의원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격하게 항의하는 등 장내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서 의원은 이날 홍 의원과 함께 장내를 돌며 당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12일에는 경기도 지역 재보선에 출마한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미경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함께 참석하는 등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전대는 대권과 당권을 겸하려는 ‘대당파’와 오로지 당에만 전념하려는 ‘전당파’ 간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연설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자기가 당 대표가 돼서 당을 어떻게 끌고 가겠다가 아니라 오직 김무성을 당 대표로 안 만들기 위해 출마한 것임을 스스로 실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제가 압도적인 1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2등한 후보가 당혹한 나머지 금도에 벗어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당 대표 경선은 선거인단 투표(70%)와 여론조사(30%)를 합산해 치러진다. 득표순대로 5명의 최고위원이 선출되고 그중 최다 득표자가 대표최고위원이 된다. 12∼13일에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13일에는 전국 투표소에서 책임·일반 당원을 대상으로 선거인단 투표가 실시된다. 이후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9300여명의 대의원이 참여하는 현장 투표가 진행된다.
성남=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새누리 전대 마지막 연설회
입력 2014-07-12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