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첫 생산 ‘한국 라면의 원조’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 별세

입력 2014-07-12 02:50

‘라면의 아버지’ ‘라면의 원조’로 불렸던 삼양식품 창업주 전중윤(사진) 명예회장이 1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강원도 철원 출신인 고인은 1960년대 초 남대문시장을 지나다 사람들이 한 그릇에 5원짜리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것을 보고 식량난 해결 방안으로 라면을 생각해냈다. 이어 삼양식품을 설립한 뒤 당시 상공부에서 5만 달러를 받아 1963년 9월 국내 첫 라면인 ‘삼양라면’을 생산했다. 69년 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수출했고, 현재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고인은 1980년대 들어 라면 외에 스낵, 유가공, 식용유, 축산업, 농수산물 가공 등으로 업종을 다각화했다. 그러나 89년 말 ‘우지(牛脂) 파동’ 사건에 휘말리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8년 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곧이어 외환위기로 경영이 악화돼 삼양식품 4개 계열사 화의를 신청했다가 조기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다.

이후 대관령목장을 관광단지로 개발하고 사업부문별 구조조정, 수익성 제고를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에 주력했다.

고인은 이건식품문화재단을 설립해 매년 장학금과 학술연구비를 지원하고, 78년 삼양대화의원을 설립해 강원도 지역 주민에게 다양한 의료 혜택을 제공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계순씨와 장남 전인장 회장 등 2남5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4일 오전 9시(02-940-3000).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