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 읽고… 보고… 듣고] 각계 전문가 휴가 추천작 5選 - MUSIC

입력 2014-07-12 02:16

쉴 휴(休), 겨를 가(暇). 쉬면서 느긋함을 즐길 당신의 소중한 휴가가 다가오고 있다. 태양을 가리기 위한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 화려한 수영복과 함께 올해는 조금 색다른 준비물을 함께 챙겨보는 게 어떨까.

별이 촘촘히 박힌 여름밤에 어울리는 음반 한 장,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펼쳐 볼 책 한 권, 정체된 고속도로에서의 지루함을 이기게 해 줄 영화 한 편.

평소 듣고, 읽고, 즐겼던 작품일지라도 이 음악과 책, 그리고 영화가 당신의 쉼 가운데 함께할 때 또 다른 충전이 이뤄질 것이다. 색다른 풍경과 공기 속 그 시간은 당신이 평생 기억하게 될 인생의 한 장면이 될 지도 모른다. 각계 전문가들에게 올 휴가 추천작을 꼽아달라고 의뢰했다. 당신의 휴가를 더 풍성하게 할 작품들을 만나보자.

더 베스트 오브 줄리 런던(줄리 런던/2002)

수록곡 '플라이 투 더 문'은 수많은 리메이크 버전으로 재탄생한 명곡이다. 원곡으로 들을 땐 마치 한여름 무더운 재즈바에서 청량한 레모네이드 한 잔을 마시는 기분이 든다. 대중은 재즈를 주로 가을, 겨울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떠올릴 때 듣곤 하지만 뜨거운 여름 날씨와 재즈는 의외로 잘 어울린다. 쿨 재즈의 전형을 보여주는 곡이다. 임형주(팝페라 테너)

a-809(네온스/2010)

사람이 붐비는 곳은 질색이라 몇 년째 특별한 여름휴가 계획은 없다. '물 반 사람 반'인 휴가지보다는 차라리 수줍은 듯 사랑스런 소년의 목소리 끝에 들려오는 파도소리를 택하겠다. 몬구의 솔로 프로젝트 '네온스'의 앨범 'a-809'는 어느 밤엔 춤을 추게 만들다가도, 또 다른 어떤 밤엔 몸을 웅크린 채 지나간 여름을 추억하게 한다. 휴가철, 도시 속에서 일상을 보낼 이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음악이다. 이혜진(EBS 스페이스 공감 PD)

러브블러썸(케이윌/2013) 봄의 설렘이 담겨있는 앨범으로 여름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상에서 벗어난 휴가 길은 긴 겨울을 살아낸 모두가 기다리는 봄만큼이나 설레는 시간이지 않을까 한다. 이 앨범과 동명의 수록곡 '러브블러썸'을 들으면서 함께 휴가를 떠나는 가족·친구와 설렘을 공유해보면 어떨까. 케이윌(가수)

1.0(10cm/2011)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와 '죽겠네' 같은 10cm의 대표곡들을 평소 멤버들 모두 좋아한다. 특히 무더운 여름 더위를 살살 녹여주는 상큼하고 설레는 기분이 들어 기분 전환에 최고다. 이 앨범 수록곡은 아니지만 '안아줘요'(2011)나 '사랑이 방울지네'(2012) 등 명곡도 자주 즐겨듣는다. 크레용팝(가수)

샤인 온 미(민채/2014)

여유와 평화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재즈 싱어송라이터 민채의 앨범 '샤인 온 미'를 추천한다. 어쿠스틱한 편성으로 이뤄진 팝 재즈음반인데 짜임새가 돋보이고 우아하다. 귀 기울여 듣지 않아도 편안하게 흐르지만 귀를 기울일수록 당신을 다독일 수 있는 위로의 힘을 가졌다. 수록곡 '레인'과 '헬로우 미스터 몽키'를 좋아한다.서정민갑(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