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최대 은행의 지주회사 회계 부정 충격으로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유로지역 경제에 또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코 이스피리투 산투(BES) 주가는 10일(현지시간) 지주회사의 회계 부정 파문으로 17%가량 폭락했다. 이에 포르투갈 증권거래소는 BES 거래를 정지시켰다.
BES 지주회사인 이스피리투 산투 인테르나시오나우(ESI)는 지난 5월 감사에서 13억 유로(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회계 부정이 적발됐으며 최근에는 단기채 이자 지급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성명에서 포르투갈이 "위기 타개 능력은 있다고 본다"면서도 포르투갈 금융 시스템에 "여전히 허점이 있다"고 경고했다. 포르투갈 중앙은행은 "BES의 상환 능력 등 재무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ESI의 문제가 BES로 번지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사태가 유로존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판단되면서 전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낙폭을 크게 만회한 채 장을 마쳤다. 전날 일제히 하락했던 유럽 주요 증시도 11일(현지시간)에는 포르투갈발 금융위기 우려를 극복하고 하루 만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24%, 독일 DAX 30지수는 0.13%, 프랑스 CAC 40지수는 0.20% 상승 출발했다. 다만 오후 11시 현재 FTSE 100지수(-0.10%)와 DAX 30지수(-0.29%)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AP는 유로 금융시장이 다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AP는 "투자자들이 유로존 위기와 관련해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면서 ESI 사태와 관련해 추가 정보가 나올 때까지 시장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SI가 안은 재정 문제의 정확한 규모와 다른 계열사에 미칠 영향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점도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포르투갈 은행 쇼크, 태풍이냐 미풍이냐
입력 2014-07-12 03:49 수정 2014-07-12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