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의 분기점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코스피지수 2000선이 또 깨졌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의 지주회사가 단기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움츠러들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1포인트(-0.70%) 하락한 1988.74로 거래를 마감했다. 9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인 기관 투자자가 이날도 2300억원 넘게 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장 초반 주식을 처분하던 외국인은 후반 매수로 전환했고, 개인은 2000억원 넘게 저가 주식을 사들였다.
유로존 금융위기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한국 수출기업들에는 또 다른 악재라는 시각도 많았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위기가 한국까지 전염될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부진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68%,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1.97%, 2.50% 내렸다. 포스코(-2.00%) 한국전력(-1.04%)도 약세였다.
포르투갈발 악재를 제외하더라도 눈여겨봐야 할 대외 변수는 많다. 블룸버그와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7%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대 저성장에 그친다는 비관적 시각인 셈이다. 2주 전까지 이 수치는 2.2% 수준이었지만 최근의 경기 부진이 반영되면서 조정 폭이 커졌다.
그렇다고 하향 조정된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이 주식시장에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LIG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경기의 뚜렷한 부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늦게 올리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간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설은 투자심리의 위축 요인이 돼 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6원 오른 1019.0원에 마감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여의도 stock] 포르투갈發 악재에 1980선으로 뚝
입력 2014-07-12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