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년 만에 쿠바를 공식 방문해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러 간 균열이 커진 가운데 미국의 오랜 적대국인 쿠바를 방문한 것이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바나에 도착한 뒤 “쿠바를 비롯한 남미 대륙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이라며 “러시아는 이곳에 대한 투자와 교역을 늘리고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의료, 산업 등 분야에서 협정을 맺을 예정이다. 또 장거리 항공기를 제공하는 문제도 결론을 낼 것이라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양 정상은 마리엘 특별개발지구 투자를 포함해 대륙붕 유전 개발과 화력발전소 현대화 사업에 러시아 기업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다.
냉전 시절 옛 소련의 경제 원조에 주로 의지했던 쿠바는 1991년 소련 붕괴 후 지원 중단과 미국 주도의 쿠바 제재에 러시아가 동참하면서 소원한 관계를 갖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대통령에 처음 취임한 뒤 러시아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형으로 당시 의장이던 피델 카스트로를 만났다. 이후 라울 카스트로가 2009년 1월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맺음으로써 동맹 관계를 확실하게 복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피델 카스트로도 만난다. 푸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도 방문해 석유와 가스, 수력과 원자력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푸틴 14년 만에 쿠바 방문… 美와 갈등속 적극 행보
입력 2014-07-12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