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우정… 동창생들 외제차 보험사기

입력 2014-07-12 02:35

초등·중학교 동창들이 중고 외제차를 이용해 보험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교통사고로 고가 외제차가 손상됐다고 속여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연모(33)씨를 구속하고 김모(33)씨와 심모(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2012년 10월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연씨 소유 페라리 승용차가 다른 차에 받혔다고 허위로 3700여만원짜리 수리 견적서를 끊은 뒤 보험사에 신고했다. 연씨는 “빨리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고가 외제 승용차를 렌트해 더 큰 손해를 주겠다”고 보험사를 협박해 ‘미수선 수리비’ 800여만원을 받아냈다. 미수선 수리비란 보험사가 사고 차량을 수리 업체에 맡기지 않고 피해자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불하는 보상금을 말한다. 김씨와 신씨는 가해 차량 소유주 행세를 하며 보험사 눈을 속였다.

이들은 20여일 뒤 같은 수법으로 보험사에 사고 신고를 하고 보험사에 미수선 수리비 지급을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하루 렌트비가 160만원에 달하는 벤틀리 승용차를 빌려 보험사를 압박해 렌트비와 수리비 등 합의금 3500여만원을 받아냈다.

범행에 쓰인 페라리 차량은 중고차 판매업자인 연씨가 2011년 4700만원을 주고 산 2003년식 모델이었다. 공범인 김씨와 심씨는 각각 연씨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이었다. 이들은 차량 흠집이 사고로 인한 것으로 보이지 않음에도 거액을 청구한 점, 세 명이 모두 동갑인 점을 의심한 보험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주범 연씨를 상대로 다른 범죄를 추궁하고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