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곳 중 1곳은 ‘가문의 전쟁’… 상속·경영권 싸고 형제가 원수로

입력 2014-07-12 02:28
국내 재벌 2곳 중 1곳은 상속재산이나 경영권을 놓고 혈족 간 다툼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까운 형제가 ‘원수’로 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10일 재벌닷컴과 산업·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기준 40대 재벌그룹 가운데 지금까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곳은 모두 17개사로 집계됐다.

국내 최고 재벌그룹인 범삼성가에서도 2012년 상속재산을 놓고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간 소송전이 벌어졌다. 2년에 걸친 상속 분쟁은 지난 2월 이건희 회장 측이 승소하고 이맹희 전 회장의 상고 포기로 종결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1965년 국내 라면사업을 도입하려던 동생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 갈등을 겪었다. 이 후유증으로 신춘호 회장은 당초 롯데공업이었던 사명을 농심으로 변경하며 롯데에서 분리해 나왔다.

한라그룹은 정몽국 배달학원 이사장이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측의 주식매도 건을 두고 사문서 위조 등으로 고소하면서 분쟁이 불거졌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회장 등 남매 간 상속분쟁을 겪고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2세들의 재산분쟁은 최근 불거져 진행 중이다.

‘왕자의 난’으로 유명한 범현대가 2세들 간 경영권 분쟁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등 여러 그룹으로 분리되면서 끝났다. 두산그룹 역시 고 박두병 전 회장의 2세들이 회장직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으로 아픔을 겪었다. 금호가는 2009년 시작된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