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까지… 여름철 알레르기 곳곳 복병, 알레르기 질환 예방법

입력 2014-07-14 02:11 수정 2014-07-14 02:38

보통 알레르기는 봄이나 가을에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름은 알고 보면 기온과 습도가 높고 자외선도 강해 환경적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계절이다. 실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에어컨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름철이 알레르기와 무관해 ‘별거 아니야!’ 하고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되는 이유다. 잘못 방치하면 평생 고질적인 알레르기를 달고 살 수도 있다. 여름철에 주의해야 할 알레르기 질환 예방법을 알아본다.

◇장마철 주의해야 하는 집 먼지 진드기와 곰팡이=여름철의 높은 습도는 호흡기 및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집 먼지 진드기와 곰팡이가 번성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장마철에는 이들이 더욱 왕성하게 번식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아토피 피부염 증상도 더 심해질 수 있다.

집 먼지 진드기와 실내 곰팡이의 번식을 막기 위해서는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제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분당차병원 알레르기내과 김미애 교수는 “평소 아토피 피부염이나 접촉성 피부염을 자주 겪는 사람들은 바깥 및 실내 활동 후 땀을 흘렸을 때 바로 씻어내야 유해 미생물 번식에 의한 피부 자극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금만 방심하면 나타나는 햇빛 알레르기=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 많은 사람들이 잠깐 동안의 햇빛 노출에도 붉은 색 발진이나 두드러기 작은 물집과 같은 증상을 보이기 일쑤이다.

이른바 광(光)과민성 피부질환의 일종인 햇빛 알레르기는 햇빛에 의해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켜 햇빛에 노출된 피부 조직의 일부를 이물질로 인식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어려우므로 평소 햇빛 노출을 줄이는 생활습관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햇빛이 강한 시간대는 외출을 삼가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른 후 양산이나 모자로 한 번 더 차단해 주는 것이 좋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햇빛에 많이 노출돼 몹시 가려울 때는 차가운 물수건으로 덮어 열기를 식히되, 절대 손으로 긁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햇빛 알레르기가 생겼을 때는 피부과를 방문, 적절한 연고를 처방받아 바르거나 약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에어컨 사용으로 더 심해지는 알레르기=더운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이 급증한다. 덩달아 에어컨 바람으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을 호소하는 이들도 증가한다. 온도가 낮거나 실내외 온도차가 클 경우에는 예민한 코와 기도 점막이 자극을 받아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어컨 필터를 깨끗이 청소하지 않은 환경에선 더욱 세균이 들끓게 돼 코 알레르기는 물론 호흡기계 질환이 생기기 쉽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한랭 두드러기’ 환자는 실내 온도가 낮은 환경에 갑자기 노출될 경우 발진 증상과 함께 피부가 가렵고, 색깔이 변하는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나므로 조심해야 한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원장은 “여름철 코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려면 실내외 온도차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곳을 피하고 에어컨 필터도 자주 갈아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 번식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 과일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여름철에는 망고와 같은 열대과일이나 제철 과일인 복숭아, 수박 등을 접할 기회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과일을 먹고 나서 갑자기 입안이 붓거나 간질거리고 두드러기가 일어나면서 목안이 갑갑하고 조이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 환자다.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행진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 발생을 경계해야 한다. 역시 면역 시스템의 혼란으로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같이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이 발생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김미애 교수는 “특정 과일을 먹었을 때 반복적으로 입안은 물론 식도에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알레르기일 확률이 높다”며 “이 때는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항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