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여기 저기 아픈 것은 당연하다”, “참는 것이 미덕이다”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아프면 참는 것이 당연한 듯이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신경통이나 여러 가지 통증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치부하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자는 자식들의 권유를 거부하는 고령자(시니어)들이 많다.
물론 지나치게 병원이나 약물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지만, 시니어의 경우 통증을 나이 탓으로 여겨 방치하는 것은 자칫 만성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며 이른바 ‘시니어 통증’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몸의 노화가 진행되면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근력이 약해지며 몸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특히 노년기의 통증은 퇴행성관절염이나 신경통과 관련된 통증이 대부분일 뿐 아니라 젊은이들에 비해 환자가 체감하는 통증 정도도 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니어들이 적극적인 통증 치료를 거부하는 이유는 통증 자체를 병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평소 만성질환으로 많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어 진통제 복용을 포함한 다른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지 않아도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어 거기에 맞는 약물을 복용하기에 급급해 진통제 추가 복용 등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증을 방치하면 그것이 만성화되고, 직접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갑상선질환, 당뇨병 등 내분비 질환을 부르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면역기능을 약화시켜 감기, 암 등 각종 질환을 만들고 기존 질환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반인도 마찬가지지만, 시니어는 진통제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사용 시 최소 용량으로 시작해 경과를 봐가며 서서히 증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치료는커녕 자칫 부작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위장관, 신장뿐 아니라 심혈관계 위험성이 있으므로 65세 이상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 후 사용해야 한다. 만약 복용하더라도 단기간에 최소 용량만 써야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사용하거나, 심장병 환자가 복용하면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을 자초할 수 있다.
특히 관상동맥 수술 전후는 물론 아스피린 복용자도 복용해선 안 된다. 심혈관계 자체 방어력을 약화시킬 수 있고, 위장과 신장 계통에 부작용이 생길 위험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할 때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나 마약성 진통제가 더 권장된다.
65세 이상 고령자, 즉 시니어의 통증 치료는 통증 종류, 통증 외 동반 증상 및 질병 등을 잘 관찰한 후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약물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엔 비(非)약물 치료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문동언 문동언마취통증 의학과 원장
[헬스 파일] 늙어서 아픈 것은 당연하다?
입력 2014-07-14 02:05 수정 2014-07-14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