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 월드컵-브라질-네덜란드 3·4위전] “구겨진 자존심 회복” vs “폭발적 공격력 보라”

입력 2014-07-12 02:50
브라질과 네덜란드가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맞대결을 펼친다.

4강전에서 독일에 1대 7로 대패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승부차기로 아쉽게 진 네덜란드는 13일(한국시간) 3·4위전을 치른다. 홈에서 우승을 노리던 브라질은 ‘미네이랑 참사’로 나락에 추락한 상태다. 이번 경기에서 브라질이 승리를 거둔다 해도 자국민의 분노를 잠재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패배하면 브라질 전역이 다시 한번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공격의 첨병인 네이마르가 빠진 브라질은 헐크와 프레드, 오스카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헐크와 프레드가 대회 내내 부진해 제대로 된 공격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결장했던 티아구 실바가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주장이자 수비의 핵심인 그가 빠진 4강전에서 브라질 선수들은 수비라인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우왕좌왕하다 자멸했다.

브라질 전체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브라질 대표팀 감독은 11일 “인생은 계속된다. 우린 다음 목표를 향해 움직여야 한다. 3위를 차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브라질과 맞붙는 네덜란드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역대 A매치에서 3승4무3패로 호각세다. 월드컵 전적만 따지면 1승1무2패로 브라질이 열세다. 게다가 네덜란드는 전력 누수가 없다. 아르연 로번, 로빈 판 페르시 등 스피드와 결정력을 겸비한 공격수들이 건재하다. 다만 네덜란드는 8강전부터 조별리그에서의 폭발적인 공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확실한 팀 컬러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감독은 “3·4위전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경기를 내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판 할 감독의 용병술이 이번엔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지켜보는 것도 관심 포인트다.

두 팀의 맞대결은 공격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실바가 돌아온 브라질의 수비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직력 좋은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로번의 빠른 발에 공격을 기대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