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광범위한 절제 수술보다 화학요법·방사선 치료 병행이 효과적

입력 2014-07-14 02:17 수정 2014-07-14 02:37

췌장암 발견 시 주변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잘라내는 수술보다는 암세포가 보이는 부분만 제거하고(표준수술)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생존율 연장에 더 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외과 김선회(사진), 장진영, 강미주 교수 연구팀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국내 7개 병원에서 췌장암 진단 후 췌·십이지장 절제수술을 받은 169명을 대상으로 표준 림프절 및 신경 절제술 그룹(83명, 비교군)과 광범위 확대 림프절 및 신경 절제술 그룹(86명, 대조군)으로 나눠 수술 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췌·십이지장 절제수술은 복부 수술 중에서 가장 큰 수술로 췌장, 십이지장, 담도를 동시에 잘라내는 치료법이다. 또 표준 림프절 절제술은 췌장 주위의 림프절 중 암 전이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특정 림프절만 제거하는 수술, 확대 림프절 절제술은 표준 수술보다 림프절 절제 범위를 더 넓혀 주변 신경 조직까지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가리킨다.

조사결과, 췌장암 수술 후 2년 생존율은 표준수술을 시행한 비교군이 평균 44.5%인 반면 대조군은 평균 35.7%에 그쳤다. 수술 후 무(無)진행 2년 생존율도 비교군은 평균 25.2%, 대조군은 평균 19%로 조사됐다. 이는 확대 림프절 절제술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키는데 별 도움이 못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차라리 표준수술 후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고 보고했다. 왜냐 하면 수술 후 항암화학 및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받은 환자들의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20.8개월에 이른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고작 14개월에 그쳤기 때문이다. 연구결과는 외과계 국제 학술지 ‘애널스 오브 서저리’(Annals of Surge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