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의 앨런 랭어라는 사회심리학자는 혁신적인 심리실험인 ‘마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연구’를 통해 노화에 대한 인간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이 실험은 1979년 외딴 시골마을에서 70, 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이들을 20년 전인 1959년 환경 속으로 되돌려 놓았을 때 마음의 변화가 몸에도 나타나는지를 연구한 것이다. 한국의 EBS 방송에서도 이를 적용해 ‘황혼의 반란’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제작했는데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결론은 몸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억력과 언어능력도 좋아졌고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운동능력이 좋아졌다. 실제로 몸도 젊어졌다. 이 실험을 통해 몸과 마음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만일 이 실험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적용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과거에서 보여준 변화보다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는 시간을 막을 수 없다. 50년 전, 100년 전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어도 시간을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런데 가는 시간을 아쉬워할 게 아니라 시간을 앞서 나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성경은 우리 마음의 시계를 미래로 앞서 돌리되 영원에 마음의 시계를 맞추고 살라고 말씀한다. 이것이 바로 참된 희망이다.
인간 영혼에는 희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미래를 희망해야만 살 수 있는 존재로 만드셨기 때문이다.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은 죽음을 생각한다.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말했다. 사실 살아 있는 사람 중에 이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없다. 완벽하게 건강한 사람이 하나도 없듯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은 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쉽게 절망한다. 엄청난 대재난 앞에서만 절망하는 게 아니라 사소한 문제 앞에서도 절망한다. 인간은 강해 보이지만 약하다. 절망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그냥 머물러 있으려고 한다. 인간의 절망은 하나님을 떠났기 때문에 찾아왔다. 태양을 거부한 식물은 죽을 수밖에 없다. 태양을 안 본다고 식물이 갑자기 죽지는 않는다. 서서히 죽어간다. 뿌리를 자른 나무가 갑자기 시들지 않는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서서히 시들어가고 죽어가는 식물처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절망에 사로잡히고 만다.
어느 대학의 심리학과에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고 한다. 두 개의 큰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몸집이 비슷한 쥐를 한 마리씩 집어넣었다. 이 두 통의 차이점은 하나는 뚜껑이 닫혀 있었고, 다른 하나의 통은 뚜껑이 열려 있었다는 것이다. 물통에 빠진 두 마리 쥐는 본능적으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뚜껑이 닫혀 있는 물통에 빠진 쥐는 탈출구가 보이지 않자 쉽게 포기했다. 쉽게 헤엄치는 것을 중단하고 4분이 못 되어 죽게 되었다. 그런데 뚜껑이 열려 있는 물통에 빠진 쥐는 36시간이나 버티면서 실험이 끝날 때까지 살아 있었다고 한다. 절망한 쥐는 곧 죽었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쥐는 살았다. 살아 있는 한 희망이 있다는 말이 있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희망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인간의 고통을 외면한 희망을 말씀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인간의 고통과 아픔을 체험하셨다. 그러나 결코 그 고난이 예수님 안에 있는 희망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예수님의 마음은 언제나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엇이 우리의 희망을 가로막고 있는가. 불행한 사건이나 환경이 아니다. 희망을 가로막는 적은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죄다.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 불신앙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희망 가운데 살아간다. 우리를 절망케 하는 모든 죄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처리하시고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 우리 인생이 죽음으로 끝났다면 우리는 절망할 수밖에 없다. 십자가는 절망의 죽음이요 부활은 희망의 살아남이다.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가 절망하는 고난을 허락하시지만 하나님의 결론은 언제나 희망이다. 희망 자체가 하나님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희망의 하나님이시다. 고난 속에 있는 모든 성도들이 마음의 시계를 영원에 맞춤으로 고난을 이기고 승리하는 믿음의 삶을 누리시기를 기도한다.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이재훈 칼럼] 희망은 나이 들지 않는다
입력 2014-07-12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