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이 10억원 넘는 한국의 부자는 16만7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369조원으로 총 가계 금융자산의 14%를 차지했다. 1인당으로 따져보면 부자들이 평균 22억1000만원을 보유하는 셈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4 한국부자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지난해 부자의 수 증가는 2.5%로, 2012년 증가율 14.8%에 비해 둔화됐다. 부동산시장 침체, 낮은 금리, 박스권 주식시장 등 경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한국 부자의 47.3%는 서울에 집중돼 있다. 이어 경기도 3만2000명(19.3%), 부산 1만3000명(7.6%) 순이다. 특히 서울 중에서도 역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부자들이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부자는 약 3만명으로 서울 부자의 37.5%에 달한다.
일반 월급쟁이들은 평생 10억원을 모으기도 어렵지만, 부자 10명 중 8명은 본인이 부자가 아니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65%는 최소 10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해야 부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억원 이상을 보유해야 부자라는 응답도 16.3%에 달했다.
한국 부자의 원천은 역시 부동산이었다. 현재까지 자산을 모은 주된 방법은 사업체 운영(32.5%), 부동산 투자(25.8%), 부모의 증여·상여(25.5%) 순이었다. 또 총자산의 구성을 보면 부동산 자산이 54.1%로 절반을 넘었으며 자산증식 방식으로도 부동산 투자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부동산 자산 비중이 전년(55.4%)에 비해 줄고 금융자산은 38%에서 39.6%로 늘어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감지됐다.
부자들의 연소득과 지출은 일반가구의 각각 6배, 4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가구 연소득 평균은 3억1000만원으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일반도시 가구의 2013년 평균소득 5000만원의 6배를 넘었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부자들이 1022만원으로 일반가구(251만원)의 4배가량으로 나타났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금융자산 10억 넘는 부자 16만7000명
입력 2014-07-11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