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의 10일 청와대 회동에 대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화기애애한 만남이었다”고 했다. “정치 복원”이라는 표현도 썼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할 얘기는 다했고, 진지하고 진중했다”고 전했다. 그런 만큼 이번 회동은 박 대통령이 앞으로 여의도와의 소통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회동은 주로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박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건의하고, 박 대통령은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야당 건의에 대해 “챙겨보겠다” “생각해 달라” “이해해 달라”고 화답했다. 또 수첩을 꺼내 꼼꼼히 메모하며 경청했고, 회담 시간 대부분을 야당 의견을 듣는 데 할애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A4용지 8장 분량의 건의 내용을 준비해온 박 원내대표는 세 차례로 나눠 모두 건의하고 청와대에 전달했다. 특히 23년간 매주 국민과 대화했던 타게 에를란데르 스웨덴 전 총리를 거론하며 ‘소통 강화’를 주문했다. 인사 어려움을 토로한 박 대통령에게는 “이완구 대표가 훌륭한 분”이라고 농반진반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회동에서 박 원내대표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본격적인 현안 논의에 앞서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됐을 때 옛날에 인터뷰했던 생각을 했다. 당시에는 정치권에 와서 활동하거나 다시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하지 않았느냐”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1994년 육영수 여사 20주기에 당시 MBC 기자이던 박 원내대표와 인터뷰했던 인연을 떠올린 것이다.
서로 간에 덕담도 오갔다. 박 대통령은 박 원내대표를 “헌정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님”이라며 축하했고, 박 원내대표는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기 때문”이라고 화답했다. 회동은 오전 10시30분에 시작해 11시55분에 끝났다. 당초 예정시간은 45분이었으나 40분이 더 걸려 총 1시간25분간 이뤄졌다.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한글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를 선물했고, 박 대통령은 청와대 문장이 새겨진 남성·여성용 시계로 답례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청와대 ‘소통 회동’] “첫 여성 원내대표 축하” 덕담에 “여성 대통령 탄생해 가능”
입력 2014-07-11 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