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이스라엘은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300여곳에 대한 공습을 계속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개량된 로켓으로 중부에 위치한 수도 예루살렘은 물론이고 북부 도시까지 공격함에 따라 이스라엘이 개발한 미사일방어시스템 ‘아이언 돔’도 주목받고 있다.
◇창과 방패의 대결=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이 북부 도시 하데라까지 도달하자 이스라엘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하마스가 8일 발사한 로켓은 가자지구에서 100㎞ 떨어진 하데라에 떨어졌다. 주로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접경지대에 집중됐던 로켓 공격이 북부로까지 확대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140㎞ 떨어진 지중해 연안의 하이파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민이 대피할 수 있는 방공호를 개방하도록 지시했다.
하마스가 성능이 개량된 로켓을 보유하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하마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무르시 대통령이 쫓겨나면서 상당수 로켓을 하마스로 넘겼다는 것이다. 이란도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발사한 사거리 120㎞의 시리아제 M-302 로켓은 이란이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지난 3월 홍해에서 나포한 이란 화물선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예루살렘에 발사했다고 밝힌 사거리 75㎞ M-75 로켓도 이란제 파지르-5 로켓의 변종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자국이 개발한 미사일방어시스템 ‘아이언 돔’으로 맞서고 있다. 아이언 돔은 최대 1만m상공까지 날아가 적이 발사한 미사일이나 야포의 탄두 근처에서 미사일이 터지면서 요격하도록 돼 있다. 이스라엘군은 9일 하마스로부터 200발 이상의 로켓 공격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53발이 아이언 돔으로 격퇴됐다고 공개했다. 개당 10만 달러로 2발이 동시에 발사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명중률이 27%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군 투입 임박=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322곳의 목표물을 공습했다면서 지금까지 모두 750곳을 타격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로켓 발사기지 60곳과 하마스 고위 간부 11명의 집도 포함됐다. 하마스는 원자로가 있는 사막지역 디모나와 경제수도 텔아비브 등에 로켓 공격을 집중하며 반격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현재 2만명의 예비군이 소집됐으며 언제든지 지상군을 투입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시몬 페레스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곧 지상군 투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공습으로 10대부터 80세 노파까지 최소 7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 측 사상자는 아직 보도된 것이 없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반기문 사무총장과 아랍연맹 요청에 따라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텔아비브 주재 미국대사관은 업무를 중단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하마스 신형 로켓 VS 이스라엘 ‘아이언 돔’
입력 2014-07-11 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