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월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북한 내 극소수 서구형 최고 미녀들이 온다

입력 2014-07-12 02:22
북한 퍼스트레이디 이설주가 예술계 영재학교인 금성학원 소속이던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 북한 응원단으로 남한을 방문해 북측 청년학생협력단 공연 도중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인천시 제공
북한 미녀 응원단은 남한에 파견될 때마다 독특한 응원 방식과 안무로 큰 시선을 끌었다. 북한 응원단이 부산아시안게임 때인 2002년 10월 11일 부산 벡스코 야외 공연장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다.
북한 응원단이 2003년 8월 22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북한과 독일의 여자축구 경기에서 탬버린을 이용해 응원하고 있다.
북한청년학생협력단 단원들이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인 2005년 9월 4일 인천대에서 열린 남북 대학생 어울림 마당에서 춤을 추고 있다. 국민일보DB
'북녀(北女)가 몰려온다.'

북한이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기로 결정한 이후 북한 '미녀'들에 대한 향수와 관심이 뜨겁다. 북한은 '남남북녀'라는 우리 옛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매번 대형 남한 스포츠 행사에 응원단을 파견할 때마다 미녀들을 엄선해 내려보냈다. 세 차례 미녀 응원단이 남한에 왔을 때 빼어난 미모와 조직적이고 독특한 응원 방식 및 구호 등으로 항상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는 조명애가 미녀 신드롬을 일으켰고 급기야 이효리와 휴대전화 광고를 찍기도 했다.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이 된 이설주가 응원단 일원으로 남한 땅을 밟았다.

◇상위 1%의 서구형 미인 선발=통일부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미녀 응원단은 북한 상위 1%의 서구형 미인 중에 선발된다. 선발 과정은 우리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롭다. 북한은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와 우리의 국가정보원 격인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경찰)가 파견 6개월 전 응원단으로 내려가는 여성들을 뽑는다. 선발 기준을 살펴보면 일단 외모의 경우 제일 중요한 것은 키다. 1m65 이상의 신장이 돼야 첫 관문을 통과한다. 이후 얼굴형이다. 얼굴형은 동그란 북한형 미인보다 달걀형에 세련된 스타일의 남한형이어야 한다. 외모가 된다고 해서 모두 응원단에 선발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은 외모만큼 출신 성분과 사상을 중요시한다. 출신 성분의 경우 월북 가족은 곧바로 제외된다. 또 중국에 친인척이 있는 여성도 응원단에 들어갈 수 없다. 평상시의 당에 대한 충실성도 보위부 등이 유심히 보는 대목이다. 김씨 일가의 혁명 사적관, 전적관 등에 얼마나 자주 갔는지 이곳에서 얼마나 봉사활동을 했는지 등이 체크된다.

응원단에 포함되는 여성은 17∼24세로 대부분 김일성종합대나 예술대 학생이다. 금성학원과 같은 예술계 영재학교 출신 학생과 조선국립민속예술단원도 일부 포함된다. 이설주는 인천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남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성학원 소속 17세로 자신을 소개하고, 국가 예술극단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밝힌 바 있다.

◇하루 12시간 기숙생활=최종 선발된 인원들은 기숙사에서 하루 12시간 이상의 고된 합숙훈련을 받게 된다. 주로 훈련받는 분야는 응원 구호와 응원 노래, 응원 동작 등이다. 미녀 응원단은 세 차례 남한에 내려와 조직적인 응원으로 이목을 끌었다. 사상교육과 남한에서의 활동 수칙도 훈련 대상이다. 북한 체제를 좋게 선전하고, 김씨 일가에 대한 우호적 여론조성 방법 등이다. 기자나 일반인들로부터 갑작스레 질문을 받을 경우 응대하는 요령 등도 포함된다.

남한에 내려와서도 함께 온 보위부원으로부터 24시간 감시를 당한다. 특히 응원단은 매일 저녁 숙소에서 ‘일일총화’를 받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정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보위부원들에게 제출해 이상 여부를 확인받는 것이다.

◇힘들지만 선망의 대상=고된 훈련과 감시를 받지만 북한 여성들은 응원단에 선발되는 것 자체가 선망의 대상이라고 한다. 남한 드라마와 한류 등으로 남한사회를 선망의 대상으로 보는 북한 상류층 여성들이 직접 남한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또 비교적 평범한 가정 출신이 많은 예술학교 학생들의 경우 응원단은 상류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비행기 조종사인 아버지를 둔 이설주가 응원단 파견을 통해 눈에 띄어 일약 북한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게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일각에선 북한에 돌아가 계속된 감시를 받고, 최악의 경우 처형까지 당한다는 소식도 나온다. 뉴포커스에 따르면 한국에서 보고 들은 것은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해놓고 입 조심을 하지 못한 미녀들 중 일부가 수용소에 보내져 격리생활을 한다. 이 가운데 상류층 출신이 아닌 미녀들은 사형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탈북민은 “조명애가 북한 당국의 홀대로 현재 생활고와 위장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