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소통 회동’] “첫 여성 원내대표 축하” 덕담에 “여성 대통령 탄생해 가능”

입력 2014-07-11 02:36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이동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의 10일 청와대 회동에 대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화기애애한 만남이었다”고 했다. “정치 복원”이라는 표현도 썼다. 그만큼 만남 자체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이 앞으로 여의도와의 소통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동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박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건의하고, 박 대통령은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건의에 대해 “생각해 달라” “이해해 달라” “챙겨보겠다”고 화답했다. 부정적인 답변을 최소화한 것이다. 또 이따금씩 공감을 표시하면서 현안에 야당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가 국회 브리핑에서 자신의 건의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답변을 설명할 때도 비슷한 뉘앙스가 이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김한길 민주당(새정치연합 전신) 대표의 이른바 ‘3자회담’ 때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당시 회동은 시종일관 냉랭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합의점 역시 전혀 도출되지 않았다. 오히려 청와대와 야권의 대결구도를 더욱 고착화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회동은 초반부터 덕담이 오가는 등 상반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본격적인 현안 논의에 앞서 박 원내대표에게 “헌정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님으로 기록되셨는데 다시 한번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셨기 때문에 있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여야 원내대표의 매주 월요일 정례 회동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참 잘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회동은 오전 10시30분에 시작돼 11시55분에 끝났다. 당초 예정시간은 45분이었으나 40분이 더 걸려 총 1시간25분간 이뤄졌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박 대통령에게 한글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를 선물했고, 박 대통령은 청와대 문장이 새겨진 남성·여성용 시계를 건넸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