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방리스크 커졌다” 韓銀, 금리인하 시사

입력 2014-07-11 03:46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예고한 데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에 부응, 시중에 돈을 풀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올 하반기에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이 장기화되고 가파른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14개월째 동결했지만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0%에서 3.8%로 0.2% 포인트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당초 4.2%에서 4.0%로 하향 조정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내수 침체 여파를 성장률 하향 전망 이유로 들었다.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1.9%로 낮추고 내년 전망치도 2.8%에서 2.7%로 하향 조정한 것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은이 물가를 목표 범위(2.5∼3.5%) 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올 하반기 통화정책은 물가안정보다는 경기 회복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화가 시중에 많이 풀려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갉아먹은 주범으로 꼽혀온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한은처럼 정부도 곧 올해 경제성장률을 3% 중후반대로 상당 폭 낮출 것으로 보여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한은 총재의 ‘쌍끌이 경기부양’ 드라이브가 예상된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가 꾸준하게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오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현행 양적완화(QE) 조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는 한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는 연준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FOMC 회의록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 후 금리인상 시기 논의와 매입자산 재투자 여부가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