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UAE에 1조원대 의료 시스템 수출

입력 2014-07-11 03:51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립 종합병원의 위탁운영자로 선정됐다. 국내 병원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위탁운영권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서울대병원이 UAE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heikh Khalifa Specialist Hospital)을 5년간 위탁운영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운영자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UAE 내 라스알카이마(Ras Al Khaimah)에 위치한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은 총 248병상 규모의 비영리 공공병원으로 암, 심장질환, 어린이질환, 응급의학 등에 중점을 둔 3차 전문병원이다. 올해 말 암과 심장질환 진료를 시작으로 내년 4월 공식 개원한다.

입찰 과정은 치열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병원과 영국의 킹스칼리지 병원 등 세계 주요 병원 7곳이 경쟁을 벌였다. 지난 6월 방한한 UAE 대통령실 실사단은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을 실사한 뒤 서울대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 의향서를 UAE 정부에 제출한 지 10개월 만이다.

서울대병원의 강점은 ‘대규모 인력 현지 파견’과 ‘우수한 의료정보 시스템’이었다. 서울대병원은 1420명 규모의 칼리파 전문병원 채용 인력 중 20%를 국내에서 선발해 현지로 보내기로 했다. 지난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개발한 차세대 의료정보 시스템인 ‘베스트케어 2.0’도 UAE 정부 측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은 향후 5년간 칼리파 전문병원의 의료서비스는 물론 경영진 및 의료진 인력 교육, 의료기술 전수, 의료진 채용과 병원정보 시스템 구축 등을 담당하게 된다. UAE 측으로부터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파견 직원 인건비와 위탁운영 수수료로 연간 70억∼80억원의 수익도 따로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국제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SNUH International(서울대병원 인터내셔널)을 설립해 각종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번 성과는 한국 의료의 수출시대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한국 의료진의 현지 면허 인증 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