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청원·김무성 의원은 10일 "김 의원이 대권 포기를 선언하면 나도 중대결정을 하겠다"는 서 의원의 전날 발언을 두고 날선 기싸움을 벌였다. 서 의원은 대권 불출마를 거듭 촉구했고, 김 의원은 중대결정이 무슨 의미인지 따졌다.
서 의원은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나흘 앞두고 SBS 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TV토론회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대권에 욕심 있는 사람이 대표가 되면 당의 화합이 안 된다"며 "자기 미래의 욕심을 위해서 건건이 청와대와 부딪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번에 출마한 9명 모두 사심 없이 수권정당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는 걸 이해해 달라"고 반격했다. 이어 "어제 얘기한 중대결정이 뭔지 말해야 (대권과 관련한) 제 입장을 밝힐 수 있겠다"고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서 의원은 "아직 김 의원이 대권 포기를 안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대권 포기 얘기를 확실하게 하기 전에는 중대결정이 뭔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맞섰다. 또 "이번 전대는 대권을 위해서 나온 사람과 순수한 당권을 위해 나온 사람 간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실소를 보이며 "그건 말이 안 된다. (서 의원) 혼자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서 의원은 토론회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대권 포기 선언을 재차 요구했다.
양측 간 장외공방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서 의원이 이날 오전 원내·외 당협위원장을 대거 불러 회동한 사실을 놓고 김 의원 측이 발끈하면서 정면충돌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서 의원은 조찬을 겸한 회동에서 김 의원에게 대권 포기 선언을 촉구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각 예정자인 친박(친박근혜)계 실세 최경환 의원 등 국회의원 30여명을 포함해 60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김 의원 측은 성명을 내고 "서 후보 측은 줄 세우기, 세 과시 등 위법과 구태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 캠프는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은 전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당헌·당규를 서 의원이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김무성 “徐, 중대결정 뭔지 먼저 밝혀라”
입력 2014-07-11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