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徐, 중대결정 뭔지 먼저 밝혀라”

입력 2014-07-11 03:01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서청원(오른쪽)·김무성 의원이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경선주자 합동 TV토론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서청원·김무성 의원은 10일 "김 의원이 대권 포기를 선언하면 나도 중대결정을 하겠다"는 서 의원의 전날 발언을 두고 날선 기싸움을 벌였다. 서 의원은 대권 불출마를 거듭 촉구했고, 김 의원은 중대결정이 무슨 의미인지 따졌다.

서 의원은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나흘 앞두고 SBS 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TV토론회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대권에 욕심 있는 사람이 대표가 되면 당의 화합이 안 된다"며 "자기 미래의 욕심을 위해서 건건이 청와대와 부딪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번에 출마한 9명 모두 사심 없이 수권정당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는 걸 이해해 달라"고 반격했다. 이어 "어제 얘기한 중대결정이 뭔지 말해야 (대권과 관련한) 제 입장을 밝힐 수 있겠다"고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서 의원은 "아직 김 의원이 대권 포기를 안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대권 포기 얘기를 확실하게 하기 전에는 중대결정이 뭔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맞섰다. 또 "이번 전대는 대권을 위해서 나온 사람과 순수한 당권을 위해 나온 사람 간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실소를 보이며 "그건 말이 안 된다. (서 의원) 혼자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서 의원은 토론회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대권 포기 선언을 재차 요구했다.

양측 간 장외공방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서 의원이 이날 오전 원내·외 당협위원장을 대거 불러 회동한 사실을 놓고 김 의원 측이 발끈하면서 정면충돌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서 의원은 조찬을 겸한 회동에서 김 의원에게 대권 포기 선언을 촉구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각 예정자인 친박(친박근혜)계 실세 최경환 의원 등 국회의원 30여명을 포함해 60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김 의원 측은 성명을 내고 "서 후보 측은 줄 세우기, 세 과시 등 위법과 구태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 캠프는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은 전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당헌·당규를 서 의원이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