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정유사 속속 참여 ‘車 윤활유 시장’ 달아오른다

입력 2014-07-11 02:24

정유사들이 차량용 윤활유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후발 업체들은 잇달아 고품질 윤활유를 선보이며 새롭게 시장에 진출했고, 국내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던 업체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체 윤활유 시장에서 자동차 윤활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로 업계에서는 그동안 자동차 윤활유 분야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정유부문의 불황이 길어진 반면, 자동차 윤활유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면서 업체들이 앞 다퉈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5월 최고급 윤활유 브랜드 ‘에쓰오일 7’을 출시하며 자동차 윤활유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그동안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윤활유를 공급해오다 직접 브랜드를 만들고 영업과 마케팅까지 책임지게 된 것이다. 새 브랜드 출시와 함께 에쓰오일은 가솔린·디젤·LPG 엔진의 특성과 승용·RV·승합차 등 차량의 주행 특성에 맞춘 100% 합성 엔진오일 제품라인 6종을 공개하며 국내외 프리미엄 윤활유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 확대를 선언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제품 출시 이후 일단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8월 고급 자동차 윤활유 ‘엑스티어(XTeer)’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국 2400여개 주유소 채널과 연계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차량 경정비점, 산업체 등으로 판매망을 넓혀 왔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해외지사, 법인 네트워크와 ‘현대’ 브랜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자동차 윤활유 시장의 강자인 SK루브리컨츠와 GS칼텍스 등은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자동차 그룹인 GM에 엔진유 공급자로 최종 선정돼 품질 경쟁력을 입증한 SK루브리컨츠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설 예정이다. 또 2012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중국 톈진 자동차 윤활유 완제품 공장을 통해 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상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석유화학·윤활유 통합 본부를 출범시키고 윤활유 부문의 사업역량 강화에 나섰다. 또 주요 수출 국가인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외에 다른 아시아 지역을 전략 지역으로 선정하고 해외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 브랜드인 ‘Kixx’의 인지도 향상을 위한 투자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자동차 윤활유 수요는 2022년까지 15% 이상 성장하고, 아시아 남미 등에서는 30% 가까운 성장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최고급 자동차 윤활유는 2022년까지 2배 가까이 성장해 전체 자동차 윤활유 수요 중 최고급 윤활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9%에서 약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엔진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고품질 윤활유 수요가 늘고, 소비자들도 자동차 유지의 편의성을 위해 교환주기가 긴 고급 윤활유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하는 자동차 윤활유 시장을 둘러싼 정유업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고품질 윤활유 개발을 위한 업체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