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팬택이 이동통신 3사의 도움을 눈물로 호소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업계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해 팬택의 운명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팬택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암로 본사에서 이준우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과 이통사 등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팬택이 오늘의 경영위기를 맞게 된 데 대해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로서 무한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만 팬택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마지막까지 여러분의 도움을 요청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출자전환을 요구하는 채권단의 제시안을 이통사가 수용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팬택과 협력업체 구성원이 삶의 터전을 유지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실 것을 눈물로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팬택은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에 대해 충분히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 출자전환이 이뤄진다면 외부투자 없이도 생존 가능하도록 경영정상화 방안을 만들었다”며 “투자가 있다면 더 성과가 빠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출자전환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입장을 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팬택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쉬운 결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팬택 채권단은 3000억원가량의 출자전환과 2018년까지 원금상환 유예를 골자로 하는 정상화 방안에 합의하고 팬택을 지원키로 했으나 전제조건으로 이통 3사에도 채무 1800억원을 출자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통사들이 14일까지 지원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팬택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벼랑에 선 팬택 “제발 살려 주세요”… 당사자들은 여전히 시큰둥
입력 2014-07-11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