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오너그룹 내부지분율 2년째 하락

입력 2014-07-11 02:16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이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 등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채 금융·보험 계열사를 둔 그룹들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2014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에서 총수 있는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이 52.5%(4월 말 기준)로 전년(52.9%)에 이어 2년 연속 떨어졌다고 밝혔다. 내부지분율은 계열회사 전체 자본금 중 총수·친족·임원 및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등이 보유한 주식 비중을 말한다. 이들 그룹의 내부지분율 감소는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이 주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두산그룹은 경영상황이 나쁜 두산건설의 무상감자 등 여파로 내부지분율이 지난해 58.88%에서 올해 48.22%로 10.7% 포인트 급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이 2년 연속 떨어진 것은 조사가 시작된 20년 이래 처음”이라며 “영업부진에 따른 자구책이 내부지분율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 63개 대기업집단 중 29곳이 147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총수 있는 24개 그룹이 보유한 금융보험사는 117개에 달했다. 이들 24개 그룹 소속 금융보험사가 계열회사에 출자한 금액은 4조3027억원으로 전년보다 3643억원(9.3%) 증가했다. 삼성과 현대 등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고 금융보험사를 순환출자 지렛대로 활용하는 14개 그룹의 출자단계는 평균 5.9단계로 지주회사로 전환한 10개 그룹(3.2단계)보다 배 가까운 복잡한 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